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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BMW가 콤팩트세단 황제인 근거! M340i(+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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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색을 잃었어. 10년 전 3시리즈 한 번 타볼 수 있으면 타 봐. 지금은 너무 얌전하고 너무 편해. 그리고 누구나 다 너무 쉽게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어. 옛날 3시리즈는 그 BMW만의 감성이 있었는데 말이야. 스파르탄하고 하드코어 한 그런 거. 공략이 쉽지 않은 만큼 재미가 크고 특별했는데 말이지." 20년 넘게 3시리즈 윗급 모델만 고수해 오던 지인이 다른 브랜드 모델로 갈아타면서 내게 했던 고백이자 자조 섞인 아쉬움이었다.  

그렇다. BMW, 특히 3시리즈 특유의 카리스마와 재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물론 지금도 라이벌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밸런스와 탁월한 운전 재미로 그득하지만 예전만큼 단단하거나 묵직하거나 매섭게 쌉싸름하지 않게 됐다. 그러면서 누구나 편하고 쉽게 BMW의 감성을 공유하고 향유하게 됐다. BMW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향 전환이고 선택이니 이해를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마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살짝 아쉽다는 것뿐.  
아쉬운 마음으로 애증의 대상이자 강력하고 강렬했던 예전 3시리즈를 추억하던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직렬 6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품고 다양한 부분에서 M 부품을 공유해 만든 3시리즈 최초의 M 퍼포먼스 모델인 M340i가 국내 데뷔한 것이다.  
3시리즈는 BMW의 간판스타이자 다이내믹 콤팩트 세단의 아이콘이다. 3시리즈 타도를 외치며 많은 이들이 도전장을 들이밀었지만 3시리즈의 방어전은 늘 성공적이었다.   

작년에 국내 데뷔한 7세대 신형 3시리즈(G20)는 BMW 다운 매콤함과 날카로움을 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보다 더 고급스럽고 아름답게 귀환했다. 6세대 때 다소 과하게 부드러워진 3시리즈를 두고 마니아들 사이에서 옛날 3시리즈의 다부진 맛은 이제 추억으로 묻어야 하느냐는 투정도 있었다. BMW는 그들 고유의 맛을 작정하고 부활시켰다. 그렇다고 대중성과 고급스러움을 덜어낸 건 아니었다. 충분히 넉넉하고 안락하고 부드러운 대중적 맛에 톡 쏘는 칼칼함을 정갈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진짜 3시리즈의 칼칼한 맛을 담뿍 품은 녀석을 추가했다. 앞서 말한 M340i다.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고? 복잡할 건 없다. 간략히 짚고 넘어가자면 이 모델은 3시리즈에 없던 최초의 M 퍼포먼스 모델이다. 일반 3시리즈와 고성능 M 카 사이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평범한 3시리즈는 편하고 안락하지만 다소 아쉽고 M 카는 과해서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한 일종의 중간다리 모델이다. 포근하고 안락한 감각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M 카 다운 과격한 출력 성능과 운전 재미를 품은 것이다.   

크기는 기존 3시리즈와 동일하지만 곳곳을 세심하게 챙기고 바꿔 훨씬 더 다이내믹하고 매력적인 스타일로 진일보했다. 앞뒤 보닛과 키드니 그릴의 디자인과 재질, 패턴을 달리했고 리어 디퓨저와 배기구도 보다 더 다이내믹하게 꾸몄다.  
실내 소재를 좀 더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것으로 치장했고 기본 옵션을 강화했다. 두툼하고 손에 착 착 감기는 M 스티어링 휠과 질 좋은 가죽으로 몸통을 착 감아 안정적인 운전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해주는 제법 단단한 세미 버킷 시트의 질감과 앉았을 때의 맛도 일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파워 트레인이다. 오랫동안 BMW의 상징과도 같은 직렬 6기통 3.0리터 가솔린 엔진을 심장으로 품었다. 여기에 터보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0.9kg.m를 낸다. 8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추며 정지에서 100km/h 가속을 단 4.6초 만에 끊는다. 해외에는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인 x 드라이브 모델이 있지만 국내에는 뒷바퀴 굴림 모델만 들어온 상태다. 380마력이 넘는 고출력에 네 바퀴 굴림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재미를 즐기기엔 뒷바퀴 굴림이 제격이다.  
주목할 것은 엔진 출력이다. 국내 먼저 등장한 330i보다 실린더 2개를 더 추가한 이 녀석은 무려 129마력이 높고 정지에서 100km/h 가속이 1.2초나 빠르다.   

터보차저를 품었지만 직렬 6기통 가솔린엔진 특유의 매끈하고 폭넓은 영역대의 화끈한 출력 성능이 언제든 원하는 만큼 힘을 내고 속도를 높였다. 뒷바퀴 굴림 특유의 날카로움에 잃어버릴 줄 모르는 네 바퀴 굴림만의 안정감이 운전자를 든든하게 하고 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달리도록 재촉했다. 자연스럽게 실내로 파고드는 두툼하고 카랑한 엔진음과 배기음은 내가 진정한 3시리즈라고 되뇌어 고백했다. 급격한 코너를 과하게 들어서도 기품 있는 태도와 움직임의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 M 스포츠 서스펜션과 M 스포츠 디퍼렌셜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미끄러져도 운전자가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는 반응으로 3시리즈 고유의 재미를 발산했다. 참고로 타이어는 끈적끈적 아스팔트를 물고 잘 달리기로 이름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3시리즈는 다이내믹 콤팩트 세단의 아이콘이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건 운전의 재미는 평균 이상이다. 몸에 착 감기는 익숙함에 적당히 자극적이고 달콤한 짜릿함이 존재한다. 여기에 보다 더 BMW답고 3시리즈 다운 진정한 3시리즈가 더해진 셈이다. M 카 앞에서 살짝 망설이고 노멀 3 앞에서 살짝 아쉬워 옅은 한숨을 토하고 있는 당신과 나. 여기 출중하게 매력적인 레알 3시리즈가 등장했으니. 이제 좀 더 달콤하고 경쾌하게 달려보자.  

사실 시승 전 M 퍼포먼스 모델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마케팅 차원으로 M을 다소 남발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M 퍼포먼스 패키지로 디자인 마케팅에서 성공하더니 이젠 M 퍼포먼스 모델로 세미 고출력 마케팅을 시도하나 싶었다. 하지만 아니다. 꼼꼼히 둘러보고 시승한 결과 이 녀석은 일반 모델과 M 모델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주행과 관련한 M 부품들을 제법 많이 공유하며 M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감성까지 자극한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승차감과 공간의 실용성까지 품고 있다. 이 정도면 M 퍼포먼스라는 이름이 제격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라며, 부디 3시리즈 본연의 맛과 재미가 궁금하다면 꼭 한 번 타보시길 바란다.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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