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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테슬라로 맛 본 자율주행의 현재(+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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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반자율 주행'이 유행이다.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정확도와 세부적인 반응, 감각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여하튼 페달에서 발을 떼고 제법 안정적이고 편안히 달릴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자율 주행이 아니라 그곳으로 가는 여정 중 하나인 반자율 주행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주행보조 시스템이 더 맞다. 언제든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돌발 상황 가능성이 제법 크다. 그래서 가급적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못하도록 강제한다. 보통 15초 내외로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고 경고하고 그래도 잡지 않으면 시스템을 해제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정해 둔 속도로 차로 안에서 잘 달리는 건 기특하지만 가고 서길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는 앞차와의 차간 거리가 너무 멀고 애매해 마구 끼어들거나 경적을 울려대는 뒤차 운전자의 따가운 눈초리가 싫어 대부분 직접 운전하게 된다. 실상은 자율 주행의 절반도 안 된다.  

반자율 주행장치를 논할 때 테슬라는 늘 주인공으로 거론된다. 실질적으로 가장 명민하고 빠릿하고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반자율 주행을 보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대중화에 한몫하고 있는(여전히 비싸기는 하지만) 모델 3를 통해 테슬라 안에서도 가장 진보한 반자율 주행 장치를 내놓았다. 테슬라가 이름 붙인 반자율 주행장치인 오토파일럿은 물론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넣었다.  
8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통해 전방 250m, 후방 100m까지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는 시스템과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그 어떤 브랜드와 모델보다 똑똑하고 믿음직한 시스템을 소개한 것이다.  
오토파일럿은 좀 익숙하다. 그런데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뭐지? 참고로 글로벌 이름은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OA)다. 모델 3의 커다란 1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 안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검색해 길 안내를 받음과 동시에 오토파일럿이 활성화돼 목적지까지 알아서 찾아간다는 개념이다. 과연 얼마나 실질적으로 동작하고 반응할까? 

  2호선 영등포구청 역에서 출발해 테슬라 매장이 있는 청담동까지 오토파일럿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최대한 활용해 움직여 봤다. 골목과 동네 2차선 도로에서는 오토파일럿 기능만 활성화된다. 갓길에 불법주차된 차들을 지나려면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밟거나 살짝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토파일럿은 무용지물이다. 불법은 자행하지 않는 기계의 완벽한 준법 강령 덕이다. 골목과 2차선 도로는 속 편하게 직접 운전하는 게 낫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 도로 근처에 접근하자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됐다. 기어 레버나 방향지시등 레버를 움직여 시스템이 요구할 때 승인만 해주면 차선도 알아서 바꾼다. 진출입을 위한 차선 변경뿐 아니라 앞차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추월을 위해서도 차선을 갈아탄다. 생각보다 단호하고 빠르게, 기회와 상황만 되면 과감히 차선을 갈아타는 민첩함이 돋보인다. 하지만 민첩함은 차선을 바꾸려다 옆 차로 뒤차가 약간만 빠르게 접근하면 더 빠르게 포기한다. 가고 서길 반복하는 정체구간에서는 직접 차선을 바꾸거나 주변 운전자의 양보의 미덕이 발휘되어야 가능하다. 차선의 가운데를 안정적으로 물고 가는 감각은 가장 훌륭하다. 정체 구간에서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제법 일정하게 유지해 추종하는 덕에 마구 끼어드는 얌체족과 뒤차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일도 거의 없다.  

평일 오후 막히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오토파일럿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영등포구청에서 청담동까지 달려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오토파일럿은 더 정확하고 빠르고 자연스럽고 듬직해진 덕에 쓰임새와 활용도가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좋아졌다. 하지만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차들의 흐름이 일정하고 비교적 한산한 자동차 전용도로 나 고속도로에서 사용하는 게 좋겠다. 차선 바꿀 상황과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 굳이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활성화해가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몸 편한 것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클 우려가 크다. 하지만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반자율 주행에서 완전 자율 주행으로 가는 명확한 이정표다. 목적지의 여정을 따라 진출입로를 갈아타고 느린 차를 추월하고 차선과 사물을 정확하고 세세하고 빠르고 정확히 인식해 보여주는 등의 반응들을 경험하며  생각보다 빨리 완전 자율주행차 위에 앉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토파일럿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에 대한 자세한 사용기는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길.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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