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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우월하고 세련된 슈퍼 디젤! BMW 840d x드라이브 그란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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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에게 BMW 8시리즈는 생소한 모델이다. 가장 크고 비싼 모델인 7시리즈는 익숙해도 8이라는 숫자는 어색하다. 그런 BMW가 8시리즈를 내놓았다. 

사실 8시리즈가 처음은 아니다. 30년 전 등장한 8시리즈가 이미 존재했었다. 워낙 미래지향적이고 앞선 모델이었던 탓에 역사 속으로 아스라히 사라졌지만 기념비적인 비운의 모델이었다. 화려했던 과거의 8시리즈가 2019년 부활한 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번 8시리즈는 2세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8시리즈는 6시리즈의 훅속 모델로 인정하는 게 더 알맞다.

8시리즈 보디 타입은 쿠페와 그란 쿠페 두 가지다. 스타일을 중시한다면 쿠페, 뒷공간 실용성을 원한다면 그란 쿠페를 고르면 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두 가지와 디젤 하나. 4.4리터 V8과 3.0리터 직렬6기통 가솔린 엔진과 3.0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그것이다. 

오늘 시승한 모델은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에 실용성을 강조한 840d 그란 쿠페다. 다시 한 번 정확히 이름을 불러보자. 840d x드라이브 그란 쿠페다. 모든 8시리즈는 네바퀴 굴림 시스템을 구동 방식으로 품었다. 

우선 녀석의 출력성능을 짚고 넘어가자. 840d는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69.3kg.m의 엔진 출력으로 정지에서 100km/h 가속을 5.1초에 끊는다. 이정도면 슈퍼 디젤급 달리기 실력이다. 

6시리즈의 현실적인 후속 모델 답게 디자인은 매끈하다. 길고 낮고 넓은 차체, 특히 우람한 보닛과 부푼 펜더 등이 럭셔리 다이내믹의 디자인적 해석이 어떤 것인지 보여 준다. BMW 가운데 가장 얇고 날카롭게 만든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양쪽 두 개의 커다란 머플러 팁, 세상 모든 공기를 흡입하겠다는 심산으로 뚫어 둔 앞범퍼와 키드니 그릴, 광포한 출력을 너끈히 제압할 압도적인 크기의 브레이크 시스템 등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평범한 녀석은 아니구나 직감할 수준이다. 

그란 쿠페는 쿠페 같은 디자인에 뒷공간 실용성을 품어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길이는 5미터를 훌쩍 넘긴5075mm, 폭은 1930mm, 높이는 1410mm, 무게는 2040kg이다. 덩치는 5시리즈와 7시리즈 가운데 존재한다, 그만큼 생각보다 넓고 안락한 실내 공간을 품었다는 의미다. 

강력한 토크는 2톤이 넘는 차체를 언제든 사뿐하게 밀고 나간다. 과속방지턱이나 둔턱을 타고 넘는 감각도 세련되고 진중하다. 가변식 댐핑 시스템 덕이다. 엔진음보다 매력적인 배기음이 도드라져 실내로 퍼진다. 디젤이지만 6기통으로 실린더 수를 늘려 구조적으로 더 매끈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고급차 다운 진동과 소음 대책에 신경을 쓴 덕이다. 단언컨대 디젤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열에 아홉은 눈치채지 못할 게 분명하다. 

두툼한 토크와 강력한 출력은 원하는 순간 원하는 만큼 정확하고 단호하게 가속했다. 호쾌하고 담대하게 차체를 밀고 나가는 능력에 아쉬움이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이 반응이 고급스럽다. 스포츠카처럼 날카롭고 예리한 감각으로 잽을 날린다기 보다 무직하게 차체를 밀어대는 어퍼컷 느낌이다.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모드로 바꾸면 이내 성격은 돌변하고 반응은 날카로워진다. 어퍼컷에 잽까지 더해 운전재미를 키운다. 스티어링은 더 무겁고 날카롭게 긴장하고 가속페달 반응은 민감해진다. 몸통을 지지하는 사이드 볼스터마저 긴장해 자세를 다잡는다. 5미터가 넘는 차체지만 무게 중심이 낮고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까지 품고 뒷바퀴 조향까지 거들며 차체 짧은 쿠페처럼 코너를 한몸처럼 공략해 나간다. 어른 넷이 안락한 시트 위에서 이 특별한 운전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녀석들은 흔치 않다. 

1리터로 10.9km를 달릴 수 있는 이 녀석은 8시리즈 가운데 가장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트림이다. 8시리즈 라인업 가운데 그렇다는 것이니 오해는 마시길. 녀석의 몸값은 1억3500만 원이지만 다른 형제들보다 몸값이 저렴하고 가장 무서운 형인 M8 쿠페 컴페티션보다 1억 이상 저렴하다. 출력성능을 놓고 보면 10km가 넘는 연비도 제법 훌륭한 편이다. 

8시리즈는 BMW가 해석해 낸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쿠페와 세단의 현실 버전이다. 최신의 모든 기술을 아끼지 않았고 소재와 마감재는 사치스럽다. 조립품질은 흠잡을 데 없고 이른바 감성품질이라고 하는 감각으로 느끼는 만족감도 크다. 기특하고 특별한 녀석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에서 함께 즐기시길 바란다.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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