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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장단점 톺아보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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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막내 모델 A 220을 만났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삼각별로 대표되는 독일 고급 자동차 브랜드다. 그들이 만들어 내놓은 입문용 모델은 과연 어떨까?  
A-클래스는 막내지만 나이는 적잖다. 1세대가 등장한 해가 1997년이니, 벌써 23년이 됐다. 그러면서 4세대까지 진화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3세대 모델부터 익숙할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정식으로 국내 데뷔시켜 제법 많은 모델이 판매됐고 도로에서 볼 수 있었다.  

2018년 글로벌 론칭한 4세대 A-클래스의 국내 정식 데뷔는 작년 9월. 이래저래 까다로워진 국내 자동차 인증 절차와 기준 탓에 요즘은 글로벌 론칭과 국내 론칭 시기에 차이가 좀 많이 생기는 편이다. 깐깐하고 정확한 인증 절차와 기준은 좋지만 다소 과해서 새 모델의 국내 데뷔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자동차 좋아하는 입장에서 좀 안타깝기도 하다. 아무튼.  
녀석의 명확한 장단점을 논하기 전에 간략하게 특징과 파워 트레인을 살피고 가자. 전체적으로 구형보다 덩치가 커졌고 높이는 낮아졌다. 그러면서 선과 면을 디자인에 많이 넣어 좀 더 다이내믹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디자인은 개인적 취향에 따른 호불호 영역이지만, 개인적으로 3세대보다 예쁘다. 너무 심심한(특히 옆모습) 게 아니냐는 지적도 어떤 부분인지 공감한다. 그래도 뭔가 과하게 둥글둥글하고 중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순둥이 디자인에서 보닛을 낮추고 CLS와 닮은 얼굴을 하면서 공격적인 맛을 더한 디자인에 손을 들어주게 된다. 

녀석의 파워 트레인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DCT가 궁합을 맞춘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정지에서 시속 100km에 6.9초가 걸린다. 무게는 약 1430kg쯤 나간다. 덩치와 무게를 감안해 제원 상 출력은 무난한 수준이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자. 우선 장점부터 소개하면 일단 실내 공간, 특히 뒷공간이 대단히 여유롭다. 운전석에 앉아도 넓어진 폭을 실감할 수 있으며 뒷좌석에 앉으면 다리와 머리 공간, 특히 어깨 공간의 꽤 여유로운 공간에 가족차로 써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요즘 윗급 모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구성과 디자인의 실내와 흐름을 같이 한다. 특히 계기반과 모니터를 패널 하나로 길게 이어 붙인 구성은 막내지만 벤츠 가문의 형제라는 표식처럼 당당하다.  

제원 상 무난하기만 할 듯한 출력 성능이 실제로 차를 몰면 넉넉하게 차체를 내몬다. 폭발적인 가속이나 넘치는 힘은 물론 아니지만 이 급의 차체를 다루고 재미있게 달리기에 제격이다. 가고 서길 반복하는 저속에서 투닥거리는 듀얼 클러치 특유의 반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톱니를 바투 물고 타이어로 엔진 출력을 끌어 쓰는 직결감과 시프트 패들로 수동 변속할 때의 절도 있고 빠른 반응도 운전 재미를 더하는 장점 중 하나다.  
하체 감각도 덩치보다 고급스럽고 무난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기대하는 묵직하고 우아한 승차감을 약 30~40%쯤 두고 그 위에 단단하고 탄탄한 감각을 더했다. 적당한 속도로 굽이진 길이나 고속 와인딩을 달리면 메르세데스 벤츠 특유의 고급스러운 맛과 해치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재미있는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정리해 보면 디자인과 스타일이 나아짐과 동시에 실내 공간이 넓어져 가족차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품었다. 2.0 터보 가솔린과 7단 DCT의 궁합도 실제 운전에서 제법 경쾌하고 반응이 빠릿하다. 여기에 메르세데스 벤츠 특유의 묵직하고 우아한 하체 감각과 해치백 다운 탄탄함이 더해져 타는 재미가 좋다.  
단점도 몇 가지 있다. 3880만 원이라는 기본가격과 선택해 더할 수 있는 난해한 옵션 사항이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기본형 A 220은 요즘 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옵션이 빠져있다고 보면 된다. 반자율 주행장치, 무선 충전 패드, 안드로이드 오토나 구글 카 플레이, 선루프 등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많다. 3880만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제아무리 벤츠라도 편의 장비 구성이 다소 아쉽다. 구매를 고려한다면 찻값은 좀 오르겠지만 추가할 수 있는 옵션 패키지 2개(160만 원 대 커넥트 패키지와 240만 원 대 프로그레시브 패키지)는 넣는 것을 추천한다.  

다소 아쉬운 실내 소재와 마감재다. 특히 스티어링 휠은 좀 과하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큰 크기에 우레탄 재질이라 손으로 감싸 쥐는 맛도 떨어지고 건조한 경우 많이 미끄럽다. 실내까지 파고들어 차체 재질과 색상을 경험할 수 있는 구성도 이제까지 메르세데스 벤츠를 시승하면서 하지 못했던 신선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고상함과 해치백만의 경쾌함이 적절히 가미된 하체 감각이 제법 운전하는 재미를 전하는데, 이게 좀 과하게 달리기 시작하면 불안해진다. 서스펜션의 댐핑 스트로크를 제법 길게 설정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하는데, 이게 다소 과격한 와인딩을 타기 시작하면 좌우 서스펜션의 댐핑 반응이 일정하지 않아 약간 불안해진다. 거기에 앞바퀴 굴림에 약간이지만 더 무거운 앞머리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댐퍼의 범프와 리범프 반응이 늘 일정해 움직임에 대한 예측이 쉽고 명확하지 못한 것은 단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편과 부담을 느끼려면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과격하게 와인딩을 타아 한다. 그 높은 한계점 아래에서는 안정적이고 재미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을 만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트리급 모델인 4세대 A-클래스를 만나봤다. 비록 후반대지만 3000만 원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고급 독일 차라는 상징성을 품은 모델이다. 비록 옵션은 빈약하고 마감재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지만, 메르세데스 벤츠가 보여주는 탄탄한 기본기와 운전의 맛은 듬뿍하다. 이제 막 국내 데뷔한 A-클래스 세단과의 비교도 궁금해진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함께 즐겨 주시길 바라며, 조만간 A-클래스 세단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린다.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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