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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_이벤트&출장

포르투칼_닛산 브랜드 미디어데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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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에 닛산의 스타 군단이 집결했다.
국내 데뷔를 앞두고 치러진 닛산의 생생한 현지 시승 보고서


GT-R
닛산의 일본산 슈퍼카 시승은 일반도로가 아닌 서킷에서 치러졌다.
에스토릴 서킷은 몇 년 전까지 F1을 치러낸 곳으로 규모와 상태 또한 최고 수준. 시승 프로그램 또한 감칠맛 나는 슈퍼카 수준이다.
절반을 막아 시승 코스를 만든 에스토릴 서킷에서 레이서가 모는 GT-R 보조석에 앉아 두 랩을 돌고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 두 랩을 도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에서 보던 GT-R을 실제로 마주하니 생각보다 곱상하고 매력적인 생김새다. 당장 ‘기동전사 건담’으로 변신할 듯 어느 정도 괴팍할 줄 알았건만 실물은 핸섬하고 날렵하며 고급스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었다.
버킷시트는 타고 내리기가 세단만큼 편안하지 않지만 자리에만 앉으면 이보다 더 안정감 있고 편안할 수가 없다.
닛산의 일본산 슈퍼카는 시트 하나에도 절도 있는 안정감과 안락함의 모범적 해답을 잘 찾아냈다. 




보조석에 앉으니 대시보드 중앙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A필러나 대시보드 위에 자랑삼아 난삽하게 붙이고 다니던 각종 튜닝 계기판이 그래픽 처리돼 모니터에 표시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각종 센서의 움직임은 물론 차의 세세한 컨디션까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480마력짜리 3.8리터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의 울림과 진동은 350Z의 그것보다 카리스마 넘친다.
프로 레이서다운 운전으로 GT-R 본연의 명민한 움직임을 뽐낸다.
세상에서 닛산이 GT-R을 통해 처음 선보인 독립형 리어 트랜스엑슬 아테사 E-TS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서킷의 노면을 움켜쥐고 놓아주질 않는다.
비록 ‘끼기기긱~’하며 비명을 지를지언정 속도나 출력이 맥없이 죽거나 레코드라인을 벗어나는 법이 없다.
헬멧을 뒤집어쓴 채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몸을 추스르느라 시승 느낌을 정리할 새도 없이 드라이브는 그렇게 끝맺음했다.

GT-R 운전석에 앉기 위해 그 얼마나 머나먼 여정을 거쳐야 했는가.
머리에 뒤집어쓴 헬멧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있지만 최대한 감각에 날을 세워 GT-R을 맞으려 애썼다.
느린 속도로 피트인에 성공한 GT-R은 무섭고 용맹스럽게 속도를 붙였다.
헤어핀 코스가 300미터는 남은 것 같은데 그때부터 코드라이버로 옆자리에 앉은 프로 레이서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슬로! 슬로! 브레이크! 브레이크!”를 연신 남발했다. ‘젠장! 이건 너무하잖아, 이렇게 간섭하면서 내게 뭘 경험하라고’
차고 넘치는 출력 성능은 짧은 거리에서도 원하는 속도 이상을 쉽고 간단히 이끌어 낼 수 있었고 적당히 무게감 있는 핸들링은 경쾌하게 반응했다.
잡아 돌리는 만큼 정직하고 예민하게 차체를 움직였다.




‘옆자리 프로 레이서가 뭐라 하든 한계 속도를 넘어보자’
완만한 헤어핀 코스를 무지막지한 속도로 진입해 에스토릴 서킷을 소란스럽게 만들어볼 각오가 돼 있었다.

오전 내내 내린 안개비 때문에 서킷 노면이 미끄러웠다.
하지만 안전을 확보할 공간과 장치가 충분했기에 부담이나 두려움은 없었다.
스스로 예상하는 제어 가능 속도를 훌쩍 넘겨 코너에 진입했고 무리한 핸들링으로 GT-R의 거동을 수상하게 만들었다.
GT-R이 스스로 출력을 줄여 속도를 낮추거나 차체가 주행라인을 벗어날 차례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미리 그려둔 레코드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GT-R은 유유히 서킷을 질주했다.
GT-R을 그토록 찬양하던 앞전의 시승기들에 보탤 게 없었음을 경험으로 인지하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나머지 코스를 도는 내내 옆자리 프로 레이서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빠듯한 시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GT-R의 몬스터급 능력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어쩌면 포르쉐를 타깃으로 개발한 닛산의 슈퍼카가 진정 슈투트가르트의 벽을 넘어섰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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