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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제네시스 GV80의 가격은 합당한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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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브랜드 제네시스가 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거느린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도전이자 파격적인 시도였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수단이었다. 토요타의 렉서스나 포드의 링컨, 닛산의 인피니티처럼 대중차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까지 포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한 터닝 포인트였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등장과 더불어 현실적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에 대한 회의적 의견은 물론 진작 진행됐어야 할 긍정적 시도라는 의견까지 갑론을박은 시작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0년 1월. 소형, 중형, 대형 세단 라인업을 바탕으로 중형 SUV인 GV80이 등장했다.  
11월부터 예고됐던 등장은 메이커 내의 속 사정이야 어쨌건 논란과 소문을 만들며 차일피일 미뤄졌고 해를 넘긴 1월에야 실체가 공개됐다.  

디자인은 몇몇 유출되고 예견됐던 이미지보다 실물이 매력적이었다. 누군가는 벤테이가와 1세대 포르쉐, 프런트 그릴은 고성능 캐딜락의 것을 닮은 게 아니냐는 등 다양한 의견들도 나왔지만,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처음 만든 SUV는 제법 고급스럽고 세련됐으며 매혹적이었다. 현대기아차보다 철판을 두 배쯤 접었다 펴 만든 듯 라인은 도드라졌고 균일하고 단호하게 빛나는 램프들의 반짝거림은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자태를 뽐냈다.  
GV80의 겉모습 테마는 역동적인 우아함. 패밀리 SUV의 품격에 여백의 미를 더한 편안하고 깔끔한 실내, 다양하고 매혹적인 색상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한 흔적이 역력했다.  
데뷔 무대를 장식한 GV80의 파워 트레인은 직렬 6기통 3.0 디젤 한 가지. 추후 2.5와 3.5 터보 가솔린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툼한 차체와 다부진 카리스마, 역동적인 차체 비율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만든 SUV라고 인정할 만했다. 실내? 자칫 휑해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깨끗한 레이아웃은 여백의 미를 잘 만들면 이런 느낌이고 질감이구나 싶도록 완성했다.  

주행 질감은? 디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안락하고 정숙한 실내다. 그리고 승차감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꽤나 다부지고 탄탄하게 하체를 조여 만들어 그저 흐느적흐느적 부드럽기만 하고 운전 재미없는 흔적을 걷어냈다.  
3.0 디젤의 최고출력은 8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추며 278마력, 최대토크는 60kg.m를 내뿜는다. 표준연비는 굴림 방식과 휠 크기에 따라 리터 당 10에서 11km 대를 보여준다.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꾸준히 담대하게 차체를 밀어대는 출력과 더불어 앞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통해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최적의 승차감을 보여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품고 경쾌하고 다부지게 달린다.  
실내 공간? 5인승과 7인승 중 고를 수 있는 실내는 대단히 광활하진 않지만 좁은 느낌은 전혀 없다. 가족 SUV로 두루 쓰기에 전혀 아쉬움이 없다. 가로로 시원하게 뽑아 얹은 14.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증강현실이라는 생경한 내비게이션까지 품고 지금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든 편의 장비들을 모두 보여준다. GV80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즐겁게 감상하시길 바란다. 
앞서 말한 주제로 돌아가 보자. 과연 GV80의 가격은 합리적이라 할 수 있을까? 모델과의 시작은 6580만 원이다. 세부적으로 트림을 나눠 가격차를 두는 대신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을 다양하게 부여해 가격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뒷바퀴 굴림인 기본 모델에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인 H 트랙을 더하려면 350만 원이 필요하다. 5인승에서 시트 2개를 더해 7인승으로 만들려면 100만 원이 필요하다. 보다 고급스러운 실내를 원한다면 150만 원, 또는 300만 원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이루 다 나열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추가 옵션 내용들로 그득하다. 넣을 수 있는 옵션을 거의 모두 챙기면 8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내용이 제법 괜찮은 기본 모델을 선택해도 좋다. 거기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만 몇 가지 넣어 조합해 7500만 원 아래로 충분히 완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 GV80을 두고 가격이 비싸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 녀석의 대표적인 경쟁 모델은 BMW X5와 메르세데스-벤츠 GLE, 좀 더 넓게 보면 볼보 XC90쯤 된다. 라이벌들의 가격과 편의 장비 등을 객관적으로 따지면 GV80의 가격 경쟁력은 제법 좋다. 그럼에도 가격 논란은 차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 안줏거리로 심심찮게 오른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살피면 대체로 합리적이고 수긍할 수준이다. 디자인과 감성품질, 마감재와 조립품질, 차고 넘치는 편의 장비, 출력 성능과 운동 성능, 정숙하고 안락한 실내 등 꼼꼼히 살피고 따질수록 가치는 인정할 만하다. 그럼에도 가격을 두고 불만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내세운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시기와 질투, 일련의 반감 등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결과물이다.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부정적 국민 정서와 감정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제 5년 된 아기 브랜드다. 명품, 프리미엄은 물건 자체의 상품성과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가 관건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과 기억을 통해 켜켜이 쌓아올린 브랜드 히스토리와 가치가 자연스럽게 생기고 단단해지고,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때 진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네시스와 더불어 현대기아차의 최근 행보, 특히 최근 내놓고 있는 모델들의 상품 자체만 놓고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 모델에 가깝도록 적극적인 부분변경, 파격적인 시도와 인정할 만한 결과물들 앞에서 너무 잘해서 얄밉다고 느껴지기도 할 정도니까.  
GV80은 꽤나 잘 만든 SUV다. 프리미엄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상품성은 프리미엄이라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제네시스라는 이름을 달고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까지 수긍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면, 아직은 시기 상조다. 제네시스가 등장한 지 이제 5년, 합리적이고 대중적인 브랜드로 오랜 시간 시장을 형성해왔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회사가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진정한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시간 안에서 어떤 역사와 내용을 만들어 시장에서 진정한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을지는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과제다. 그리고 GV80은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이자 터닝포인트가 될 가치가 충분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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