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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_시승

소형인 듯 소형 아닌, 기아 셀토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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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고로 차는 낮아야 안정감도 크고 타는 맛이 난다. 디자인 또한 높고 큰 녀석보다 작고 낮은 녀석들이 더 매력적이다. 그래서 요즘 SUV 전성시대가 좀 아쉽다. SUV가 시장의 중심이다 보니 다양하고 매력적인 신형 세단과 쿠페의 등장 수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취향도 변한다. 워낙 다양한 SUV를 시승하다 보니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SUV에 대한 매력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셀토스 같은 녀석을 만나면 그렇다. 작은 SUV는 덩치와 높이가 주는 반감을 적다. 세단처럼 안정감 넘치게 낮지는 않지만 SUV처럼 자세가 높아 어정쩡하지 않다. 세단과 SUV의 중간쯤 높이의 시트 포지션이 어느 정도의 안정감과 더불어 시원한 앞 시야를 선사한다. 비교적 작고 가벼운 차체에 매콤한 엔진, 출력 손실을 최대한 줄여 타이어로 힘을 몰아 쓰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합, 안락한 승차감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제법 탄탄한 하체 등이 만드는 맛이 좋다.  

여기 이 녀석은 기아가 막 내놓은 따끈한 고급 소형 SUV다. 기아차는 셀토스를 하이클래스 소형 SUV로 정의했다. 작은 SUV로 구분했지만 실제 크기와 체감 공간은 작은 차가 아니다. 재원상 크기부터 보자. 공간을 가늠하는 큰 기준인 휠베이스는 2630mm. 셀토스 동생인 스토닉은 2580mm, 최근 등장한 현대차의 막내 SUV 베뉴는 2520mm, 형인 스포티지는 2670mm다. 형보다 겨우 40mm 작다. 실내공간, 특히 뒷좌석과 짐 공간이 여유로워 가족차로 쓰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소형인 듯 소형 아닌 SUV인 셈이다.  

셀토스 디자인은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능력을 품었다. 면과 선을 과감하게 섞고 펜더를 부풀렸다. 보닛을 깊게 파고든 헤드램프와 커다란 호랑이 코 그릴, 테일램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로 바 등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실내 역시 소형 SUV의 기대를 넘어선다. 구성은 효율적이고 소재와 마감재는 대체로 고급스럽다. 조립품질 또한 흠잡을 데 없어 감성품질도 흡족하다. 대시보드 가운데 커다란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해 앞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다루기 쉽고 화질도 선명해 만족스럽다.  
시승차의 파워 트레인은 1.6리터 터보 가솔린과 7단 DCT 조합. 최고출력 177마력과 최대토크 27.0kg.m를 내는 출력 성능은 1500kg이 채 되지 않는 작은 SUV를 가볍게 내몬다. 가솔린과 더불어 1.6리터 디젤 모델도 고를 수 있으며 디젤은 136마력과 32.6kg.m를 낸다. 가솔린과 디젤 모두 앞바퀴 굴림과 네 바퀴 굴림 중 고를 수 있다.  

셀토스는 윗급 모델에서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거의 모든 편의 장비들을 품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반자율 주행장치는 물론 통풍과 열선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전방 추돌 방지 시스템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풍성하다.  

기어노브 옆에 달린 다이얼로 주행모드(노멀, 스포츠, 에코)도 고를 수 있다. 엔진 회전수와 단 수 등을 조율하는 선에서 주행 모드를 구분하지만 골라 달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전 재미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앞바퀴 굴림의 경우 주행 모드와 더불어 트랙션 모드까지 품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스노와 머드, 샌드 중 고르면 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험로를 빠져나올 수 있다.  

셀토스는 국내보다 인도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기아차의 소형 SUV 판매를 견인할 중요한 모델인 것이다. SUV 시장, 그중에서 특히 경쟁이 치열한 엔트리급 SUV 전장에서 셀토스는 인상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짙다. 사진보다 매력적인 생김새, 제법 매콤한 엔진과 절도 있는 변속기, 활용성 좋은 실내공간, 차고 넘치는 편의 장비 등 매력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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