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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_이벤트&출장

람보르기니 LP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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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베이비 람보르기니 LP560-4를 만났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약 40분 간의 시승기를 적어본다.

드넓고 황량해 비행기 활주로와 흡사한 연구소 트랙 한편에 흰색 LP560-4 두 대가 어깨를 견주고 서 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덩치지만 카리스마는 슈퍼카답다. 과감하다 못해 파격적인 에지와 선들로 면을 완성하고 먹잇감을 예의주시하는 독사 같은 강렬함으로 바닥에 납작 엎드린 람보르기니 LP560-4. 사실 현실감 없는 슈퍼카에 열광하지 않는 탓에 람보르기니를 자세히 본 적도 별로 없다.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니 역시 전위적이고 매력적인 구석이 다분하다. 프런트 범퍼 양끝에 달린 에어 인테이크 그릴은 레벤톤과 닮아 작은 덩치에도 매섭고 공격적이다. 그에 반해 뒷모습은 생각보다 단정하고 심플하다. 물론 범퍼 양끝 두 쌍의 트윈 머플러는 “날 따라올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시승 전 LP560-4 특징들을 살펴보니 ‘베이비’라는 애칭이 잘 어울리지 않는 괴물이었다. 무르시엘라고 LP640에 이은 람보르기니의 두 번째 LP 시리즈인 이 모델은 552마력짜리 V10 5.2ℓ 엔진에 네 바퀴로 달린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채 1500kg이 안 된다. 0→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3.7초.

본격 시승을 위해 LP560-4 운전석에 올랐다. 버킷시트는 생각보다 편하고 전방 시야도 괜찮다. 람보르기니 경험자들이 대부분 트집을 잡았던 답답한 시야가 아니다. 개선된 건지, 뭐 하나 걸리적거리지 않는 장소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만지작거리며 자세히 조작해보지는 않았지만 인테리어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편리하겠다.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느낌은 다분히 독일 메이커답다.

시승은 고속 슬라럼과 고속원선회로 두 가지 코스. 매끄럽고 폭발적인 슈퍼카 특유의 성능을 맛보려면 7000rpm 이상에서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라는 인스트럭터의 주문을 염두에 두고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대체로 무거운 핸들링이지만 조작이 힘들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파일런을 따라 지그재그로 코스를 오가며 명민한 핸들링과 괴물 같은 출력에 감탄한다. 도로를 움켜쥔 바퀴 네 개의 끈적이는 그립감과 550마력이 넘는 출력은 1, 2단을 오가는 슬라럼 주행에서도 벅차고 감격스럽다. 손쉬운 컨트롤로 서고 싶은 위치에 마음대로 정지할 수 있는 브레이크는 또 어떻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시승 코스는 시속 25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고속원선회로. 비탈진 경륜장 코스처럼 생긴 트랙에서는 시속 150km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직선 주로에서는 당신의 최고속도를 만끽하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계기판은 시속 150km를 가리키지만 체감 속도는 시속 80km가 채 안 된다. 적당히 걸러져 실내로 유입되는 슈퍼카 특유의 엔진음과 배기음은 ‘달리다 죽어도 좋다’는 본능을 자극한다. 그 짧은 직선 주로에서 뽑아낸 최고속도는 시속 295km. 그래도 남아도는 출력과 지면에 달라붙는 공력 특성, 빨라질수록 더욱 날서는 핸들링과 다부지고 듬직한 하체감각.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사자성어는 이럴 때 필요한 말일까? 과연, 슈퍼카는 타봐야 맛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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